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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이야기

추일 서정(秋日抒情)

by calmbreath 2007. 10. 7.
추일 서정(秋日抒情)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 김광균(金光均1914~1993)


낙엽(落葉)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(紙幣).
포화(砲火)에 이지러진
도룬 시(市)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.
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
일광(日光)의 폭포(瀑布) 속으로 사라지고,
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
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.
포플라 나무의 근골(筋骨) 사이로
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,
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(鐵柵)이 바람에 나부끼고,
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
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
호을로 황량(荒凉)한 생각 버릴 곳 없어
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
기울어진 풍경의 장막(帳幕) 저쪽에
고독한 반원(半圓)을 긋고 잠기어 간다.
 

 아~! 

감탄사 밖엔




<BGM : Canon performed by Robbin spielberg>